나의 시(화리현리)

아내의 미소

시육지 2017. 12. 15. 07:26

아내의 미소

 

 

작년에 캐다 심은 돌나물

여름 가뭄이 너무 심해서

죽은 줄 알았는데, 새봄이 되니

움츠렸던 여린 고개를 나직이 쳐든다.

 

줄기에 뿌리내리고.

여린 잎 통통하게 물 머금더니

노란 꽃망울로 벌을 살짝 부르고

나붓한 봄 내음으로 여인을 유혹한다.

 

돌나물 여린 순 곱게 뜯어

고추장과 참기름에 자근자근 버무려

하얀 접시에 사뿐히 담아

아침상에 올려놓는 오붓한 아내의 손길

 

쌉쌀한 듯

아삭아삭 새콤달콤한 그 맛

엄지 크게 치켜세우는 내 모습에

잔잔하듯 풋풋하게 퍼지는 아내의 미소

 

 

 

 

 

 

 

 

 

 

 

 

 

 

 

 

 

 

 

 

 

돌나물의 행복여행.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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