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결혼 전)
만남 / 최병우
시육지
2020. 9. 13. 15:33
만남 / 최병우
처음 만난
십육 세 소녀의
두 눈은 호수의 반짝임
뽀얀 볼 아래
앵두 빛 입술에선
도도한 지혜가 튀어나왔다.
범 접합할 수 없기에
숫기 없는 열아홉 소년은
눈길이라도 받았으면 했다.
그렇게 잠깐
마음을 훔쳐갔던 소녀가
지금, 황혼 길을 같이 걸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