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수원 서울)
내 집
시육지
2020. 9. 23. 10:02
내 집
셋방살이 설움 끝에
장만한 열세 평 내 집
건넛방을 세놓고
조카가 마루방을 썼어도
마음엔 천상의 대궐.
주인 눈치에
아이에게 눈 흘기거나
조용하란 말 대신
제멋대로 놔두니
아이들이 저절로 자라난다.
시댁과 친정으로
서로 떨어져 살자던
아내의 비통한 말도
어느새 아득히 사라지고
폭발 웃음이 가득해졌다.
젊은 나이에
감히 엄두도 못 낼
내 집을 장만하게 된 것
울보 녀석이 보배 되어
힘을 준 까닭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