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내가 차린 식당(교정)

시육지 2021. 6. 20. 05:46

내가 차린 식당 (교정)

 

고향의 품에 안기는데

왜 이리도 마음이 편치 않은가?

어머니의 탓이 아니라

내 마음이 넉넉지 못해서

밀려오는 파도였으리라.

 

고향 언저리에 차린 식당에서

스무 해나 찾는 이들 맞이해

어머니 품이 되려고 온 맘을

한 상 가득 차려 냈다.

 

얼기설기 내 솜씨로 지은

어설픈 모양을 걷어내고

아담하게 단장하여

날 대신 아들과 며느리가

새날을 열었다.

 

오순도순 오가는 길손들의

넉넉한 입담에 내 배가 부르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으랴.

 

내가 걸어온 여정, 이제

여기저기 낡고 삭은 것들

그 삐걱거리는 소리마저

향기로워 묵고 닳아서야

그윽한 참 맛이니, 이제야

제 색에 고운 모양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