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꽃봉오리의 눈물

시육지 2021. 6. 28. 20:45

꽃봉오리의 눈물

 

졸업식을 며칠 앞둔

초등학교 사은회 날

순진한 꽃봉오리들은

폭포 같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스승의 은혜와

정든 친구들과 이별할 생각에

눈물로 바닥을 적시기엔

아직 여리고 순박한 철부지들

 

빈궁함인지 무지함인지

남자는 절반, 여자는 모두

주문이나 받은 양

공장이나 남의 집 안잠으로 보내졌다.

 

한평생 공허함 속에

그 강 건널 마음으로

자식 건너 손주까지 마음 쏟다 보니

어느덧 눈발 휘날리는 황혼의 촌로

 

살아있는 친구들아!

의무교육이 되어버렸어.

막혔던 그 강이 자랑스럽구나.

모이자! 그 시절 그 교실로!

참새같이 낭랑하게 사은회를 열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