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 최병우
아침 일찍 언제나
할머니는 아버지와 겸상하시고
어머니와 형수, 누이는 방바닥에서
조반을 드셨다.
늦잠 자다 방문을 열면
시어머니 어려워 작은 소리로
눈 흘기며 꾸중하는 며느리 나무라시며
내 곁에 앉으라 하셨던 할머니셨다.
할머니 잡수시라 차린
생선조림과 계란찜을 아들 보다
내 숟가락에 얹어주셨던 할머니신데
중풍 걸려 침 흘리실 때 더럽다고 도망 다녔다.
조금 전 아침에
아내가 차려준 생선조림 먹다가
가슴속에 살아난 숨겨진 할머니의 내리사랑
손주들의 마음에서 그 사랑 꽃피도록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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