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초년))

할머니

시육지 2019. 12. 15. 06:37

할머니 / 최병우

 

 

아침 일찍 언제나

할머니는 아버지와 겸상하시고

어머니와 형수, 누이는 방바닥에서

조반을 드셨다.

 

늦잠 자다 방문을 열면

시어머니 어려워 작은 소리로

눈 흘기며 꾸중하는 며느리 나무라시며

내 곁에 앉으라 하셨던 할머니셨다.

 

할머니 잡수시라 차린

생선조림과 계란찜을 아들 보다

내 숟가락에 얹어주셨던 할머니신데

중풍 걸려 침 흘리실 때 더럽다고 도망 다녔다.

 

조금 전 아침에

아내가 차려준 생선조림 먹다가

가슴속에 살아난 숨겨진 할머니의 내리사랑

손주들의 마음에서 그 사랑 꽃피도록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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