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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22.08.08

시골집 풍경

시골집 풍경 들녘 아지랑이 개나리 울타리를 넘어 안마당에 멍석 깔고 도란도란 냉이 다듬는 여인의 옷소매를 간질인다. 바깥마당 끝 겨우내 묵은 두엄더미 마차 타고 들로 떠나가 텅 비어버린 두엄터엔 촉촉한 봄비가 접시 물을 만들고 수양버들 늘어진 긴 세월 반질반질 디딜방아 춘궁기 시름 달랠 수 있으려나 아낙들 방아확에 곡식 넣고 다리 힘껏 밟아 공이로 내리찧는다. 혼자 남은 어린 누이 양지쪽 달래 캐다 말고 텃밭 머리빼기 벌과 입 맞추는 매화의 화사한 봄 향기에 이끌려 얼이 빠진다

새로운 시작 2022.03.12

봄을 기다리는 이유

봄을 기다리는 이유 봄이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참을성 없이 나대는 어린애의 철없는 응석이다. 벌거벗은 몸으로 모진 한파 겨울 동안 울며 떨며 죽을 것 같아 웅크리고 남쪽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고개 쳐들고 봄을 기다림은 지난해 새싹을 곱게 틔웠던 그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워서다. 봄은 숨어있던 꽃망울이 아름답게 날갯짓하며 뽐내고픈 여인의 조급한 시샘의 눈물 같구나. 드디어 기다리던 봄이 온다.

새로운 시작 2022.03.09

눈사람 인생

눈사람 인생 함박눈이 온 천지를 하얗게 잠재운 이른 아침 철새들은 아직 들녘에 자고 삽살개만 안팎에서 적막을 깬다 신이 난 아이들 떼굴떼굴 눈덩이 굴려 벌거벗은 하얀 배불뚝이를 아침밥도 먹기 전에 만들어 세운다. 솔잎 눈썹 아래 솔방울 두 눈이 겁먹었나. 연실 두리번대고 빨간 고추 코가 가운데 씰룩인다. 중절모로 멋 부리고. 뻣뻣한 볏짚 수염으론 어른인 체 가로로 굳게 다문 검정 숯 입에선 너털웃음이 김 서림 속에 터져 나온다. 자신을 모르기에. 갑자기 신선이나 된 듯 철모르고 안면에 근엄을 띄며 제 세상 만난 듯 위풍이 당당하다. 고드름 녹던 날 눈사람 슬피 울며 떠났다. 잠시 왔다가는 인생이여! 무엇이 다른가요. 똑같은 눈사람 아닌가요.

새로운 시작 2022.02.28

정수기의 비밀

정수기의 비밀 눈 덮인 백사장을 철썩이며 부딪는 파도가 아득한 수평선 바닷속의 비밀을 끊임없이 토해낸다. 강을 삼켜버리는 홍수 눈보라 열두 길 폭설 휘몰아치는 거센 폭풍 집도 삼키는 날카로운 태풍 바다는 그 어떠한 재해도 잠재운다 이념과 갈등으로 쏟아진 전쟁의 포탄을 바다는 말없이 긍휼로 감싸며 탐욕에 녹아버린 거대한 빙하도 바다는 넓은 가슴으로 말없이 포용한다. 오! 바다는 어떤 오염수도 정제해 내는 어버이 같은 행복의 산실이구나. 아침 일찍 탁자 위 정수기에서 따라 마시는 물 한 컵 속에 바다와 같은 행복이 숨어있을 줄이야.

새로운 시작 2022.02.27

풀잎의 행복

동트기 훨씬 전부터 당신이 걸어오는 발소리를 미루나무처럼 기다렸습니다. 밤새 휘몰아치듯 휩쓸고 지나간 비바람에 온몸을 떨었던 나의 절규가 당신의 잠결 베갯잇을 마구 흔들었겠지요. 이젠 괜찮아요. 다독여 주지 않아도 혼자서 방긋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껏 당신의 발소리를 벗 삼아 꽃을 피우고 풀씨도 이렇게 맺었는걸 이보다 더 큰 행복 어디 있겠습니까.

새로운 시작 2022.02.25

나는 가을을

나는 가을을 만약 죽음을 맞을 계절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면 나는 가을을 택할 것이다. 황금들녘 익어가고 산천초목 오색 단풍이 낭만을 뿜어내는 가을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이다. 봄이 온갖 꽃향기로 여름이 시원한 그늘로 겨울이 하얀 눈꽃으로 끈질기게 유혹해와도 나는 추수의 풍요 속에 오색 단풍비단요 위에 누워 파란 하늘 뭉게구름 솜이불을 덮고 포근히 잠들 수 있는 가을을 택하리라. 그리곤 아침 안개처럼 날아갔으면 좋겠다.

새로운 시작 2022.02.21

겨울나무 백신

겨울나무 백신 텃밭 끝에 심은 허리 높이 어린나무가 겨울 백신주사를 맞고 나더니 애처롭게 울어대며 몸살을 한다. 영하의 칼바람과 돌같이 얼어버린 대지 위에 벌거벗은 몸으로 모진 한파를 외로이 견디며 심하게 몸살을 한다 참아낼 수 있을까.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아궁이에 불쬐려다가 남쪽에서 날아올 따뜻한 봄 그리며 꺼졌던 생명을 강인하게 소생시킨다. 겨울아! 너는 원망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의 대상임을 이제야 알았다. 나의 영을 굳건하게 하고 이해와 인내를 훈련하는 스승이구나.

새로운 시작 2022.02.20

함박눈

함박눈 삼월이 가까운데 하늘에서 천사들이 하얀 나비 옷 빌려 입고 하얀 날갯짓하며 훨훨 내려온다. 아직도 초목은 살을 에는 추위에 떤다. 포근히 이불을 덮어주면서 귓속말로 조금만 참으라 한다. 따뜻하고 반가운 남쪽 나라 소식 가져왔어!. 봄의 소리를 그렇게 전해 주곤 제 몸마저 녹여 생명수를 공급한다. 가장 낮은 곳에 이르러 흐르는 졸졸 겨울 물소리 언 마음 녹여내는 따스함만이 함박눈의 그 마음을 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