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필(행정리후)

마지막 5분을 교훈삼아

시육지 2017. 11. 20. 00:34


마지막 5분을 교훈삼아 / 최병우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마지막 5분에 담긴 일화는 내게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그는 정부를 비판한 죄로 사형수가 되어 집행하는 병사들에 이끌려 시베리아 추운 벌판의 형장에 도착하였다. 그에게 주어준 최후의 시간은 5분이었다.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까? 그는 자기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하는데 2, 오늘까지 살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하고 곁에 있는 다른 사형수들에게 한 마디씩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2, 나머지 1분은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금 최후의 순간까지 서있게 해준 땅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잠깐 생각하며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는데 벌써 2분이 지나 버렸다.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돌이켜 보려는 순간 "~! 이제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이 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지나가 버린 28년이란 세월을 금 쪽처럼 아껴 쓰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되었다. "~! 다시 한 번 인생을 더 살 수만 있다면" 하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순간 기적적으로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와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고 한다.

구사일생으로 풀려 난 그는 그 후,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그 5분간의 시간을 생각하며 평생 "시간의 소중함"을 간직하고 살았으며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마지막 순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며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나에게 널려진 시간! 시니어라지만 시간의 소중함도 모르고 지내다니 말이 되는가? 앞으로 내게 남겨진 시간은 과연 얼마나 될까? 육체적 활동은 고사하고 정신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 해도 앞으로 10여년이다. 1년이면 약 9천 시간이고, 10년이면 9만 시간이다. 1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데 10년이라지만 그 것도 잠깐 아닌가.

 

아끼면서 보람 있게 보내보자. 그러나 여유를 가지며 보내자. 성급하게 굴지 않고 사리 판단을 너그럽게 하는 마음의 상태를 여유라 한다.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남은 인생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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