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 / 최병우(교)
빗줄기 사이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문
조그만 우산들이
물 위에 뜬 연잎같이
종알종알 빗소리에
머리를 맞대고 모여든다.
둘러맨 책가방 안에선
미래를 품은 씨앗들이
움틀 준비를 하는데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에
눈을 비비며 얼른 교실에서
피어나길 기대하는 학교길
너와 나 우리들의
꿈과 사랑이
설렘 안고 소담스럽게
교문으로 몰려든다.
교문 / 최병우(원)
아파트 창가에서
빗줄기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교문
조그만 우산들이 물 위에 뜬 연잎같이
조르르 조르르 머리를 맞대고 모여든다.
짧아진 두 다리는
거북처럼 연실 흐느적흐느적
짊어 멘 책가방 서로 부딪치는 소리
까르르 소리 내며 미래의 문을 들어선다.
늦잠 깨워 밥 먹여서
학교 보내는 부모 마음 몰라도 돼
그땐 철부지라 나도 이해 못 했기에
대가 바라지 말고 잘 키우라 자부에게 잔소리한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사진만 자꾸 찍어 대는 노심
잘 자라서 험난한 이 나라를 이끌어갈
훗날 그들의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 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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