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행정리 후)

사이(Y자형 나무)

시육지 2020. 9. 20. 18:45

 

 

사이 / 최병우()

 

똑같은 세상인데

어떤 눈, 어떤 시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지만 다르다.

 

두 줄기로 갈라진

나무를 바라볼 때도

 

어떤 이는 맷돌다리로

어떤 이는 디딜방아로

어떤 이는 새총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를

모두 다르게 생각한다.

 

사람 사이도

이와 같을진대

나는 너를,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Y자형 나무 최병우(원)

 

수수깡 울타리에

앉은 참새 떼를 향해

지그시 한쪽 눈 감고

고무줄을 힘껏 당긴다.

 

깜짝 놀란

스무 마리 재 재 잭 대며

돌멩이와 함께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아른대는 잔상에

팔을 쭉 펴 힘주고

마음속 시위를 당겨본다.

그 옛날 나무 새총을

 

단풍놀이할 때

눈에 띈 Y자형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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