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행정리 후)

이제야

시육지 2020. 12. 25. 23:55

 

이제야

오늘, 늘 건너다니는

다리 난간에서 밀려오는

깨달음의 흐름과 마주 섰다.

 

누구나 가까이에서

말없이 도와주는 이들이 있다.

다만, 그 고마움을 몰라

그것의 존재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필요할 때만 찾고

그때가 지나면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고맙게 생각해도

마음 깊이 새기지는 못한다.

 

부모님 떠나신 뒤에야

그 사랑을 가슴에 움 틔워

더욱더 붉게 꽃피우니

한밤을 지새우고 보면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내 영혼을 환히 비춰

말갛게 아침이 밝아온다.

 

*중량으로 눌려오는 고통과 거센 물결이 할퀴는 아픔마저도 포용하는 다리의 모습을 보며 감사를 잊고 살아온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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