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코로나
14세기의 망령이
가면을 쓰고 나타나
악한 발톱을 내민 채
온 땅을 마구 할퀴어댄다.
누가
어디에서 불러왔나.
사랑 없고 진실 없는
우리가 혐의자이고 원흉이며
버리지 못한
너와 나의 이기심에
훼손당한 자연의 반항이고
창조주의 책망이 아니겠는가.
서서히
목을 죄어오는 두려움에
인간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지구는 신음하며 말없이 죽어간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눈치 안 보고
보고 싶은 친구 만나 마음껏 웃으며
점심이라도 같이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