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행정리 후)

할미꽃의 소망

시육지 2021. 1. 10. 18:45

할미꽃의 소망

 

어린 손자 등에 업고

할미꽃 전설을 들려주며

천천히 오르신 할머니의 뒷동산

 

샛노란 속살 감추고

붉은 자주 속옷에 뽀얀 털옷 걸친

할미꽃이 수줍은 듯 조용히 마중한다.

 

봄 지나 여름 되어

고운 색깔 고운 자태 사라지고

어느새 지팡이 짚은 할머니가 되면

 

흰 머리카락을 허공에

새털구름처럼 풀어헤치고

한올 한올 허공으로 날려 보내며

 

가슴속에 품은 소망을

애절한 마음으로 유언을 한다.

홀씨야! 양지쪽 좋은 땅에 떨어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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