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의 소망
어린 손자 등에 업고
할미꽃 전설을 들려주며
천천히 오르신 할머니의 뒷동산
샛노란 속살 감추고
붉은 자주 속옷에 뽀얀 털옷 걸친
할미꽃이 수줍은 듯 조용히 마중한다.
봄 지나 여름 되어
고운 색깔 고운 자태 사라지고
어느새 지팡이 짚은 할머니가 되면
흰 머리카락을 허공에
새털구름처럼 풀어헤치고
한올 한올 허공으로 날려 보내며
가슴속에 품은 소망을
애절한 마음으로 유언을 한다.
홀씨야! 양지쪽 좋은 땅에 떨어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