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틈 소나무
수십 년을
절벽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아슬아슬 매달린 채 살아왔다.
돌봐주는 이 없고
도란도란 말동무 없었어도
여린 듯 꿋꿋한 모습
긴 세월 외로움과
고소공포증을 견디며
지금까지 살아온 행복
그들의 작은 목소리
서로 사랑에 빠져보세요
그쯤 환경은 문제도 아녜요.
집 안에 외로이
남겨졌을 땐 요람에서
지치도록 울며 몸부림쳤고
깜깜한 밤이 두려울 땐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고
세찬 칼바람이 에이면
잠들 때까지 기다렸지요.
.
이젠 항해를 마치고
노을 항구에 도착한 여정
앞으로도 수십 년을
손 마주 뜨겁게 잡고
청솔처럼 사랑에 빠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