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바위틈 소나무

시육지 2021. 4. 26. 17:29

바위틈 소나무

 

수십 년을

절벽 바위틈에 뿌리내리고

아슬아슬 매달린 채 살아왔다.

 

돌봐주는 이 없고

도란도란 말동무 없었어도

여린 듯 꿋꿋한 모습

 

긴 세월 외로움과

고소공포증을 견디며

지금까지 살아온 행복

 

그들의 작은 목소리

서로 사랑에 빠져보세요

그쯤 환경은 문제도 아녜요.

 

집 안에 외로이

남겨졌을 땐 요람에서

지치도록 울며 몸부림쳤고

 

깜깜한 밤이 두려울 땐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고

세찬 칼바람이 에이면

잠들 때까지 기다렸지요.

.

이젠 항해를 마치고

노을 항구에 도착한 여정

앞으로도 수십 년을

손 마주 뜨겁게 잡고

청솔처럼 사랑에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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