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대추꽃

시육지 2021. 12. 17. 17:11

대추꽃

 

대추나무 이파리가

초여름 짙은 초록색 물들 때

눌린 보리쌀 모습 연초록 대추꽃도

밤하늘의 별처럼 올망졸망 피어난다.

 

이파리 속에 숨어

쑥스러워하는 모습 너무 촌스러워

네가 무슨 꽃이냐 물으면

부끄러움에 연실 제 몸을 흔들어댄다.

 

예쁨도 존재감도 없기에

측은히 여겨 동정하려면

슬픈 기색도 없이 바로 벌을 불러

꽃가루와 꿀을 태산 만큼 선물한다.

 

꽃잎 진 후 가뭄이 와도

굳건히 살아가는 대견한 모습

진하고 달콤한 향기 어느 누가 내며

차례상에 올리는 그 정성 어느 누가 좇으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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