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겨울나무 백신

시육지 2022. 2. 20. 17:30

겨울나무 백신

 

텃밭 끝에 심은

허리 높이 어린나무가

겨울 백신주사를 맞고 나더니

애처롭게 울어대며 몸살을 한다.

 

영하의 칼바람과

돌같이 얼어버린 대지 위에

벌거벗은 몸으로 모진 한파를

외로이 견디며 심하게 몸살을 한다

 

참아낼 수 있을까.

살을 도려내는 듯한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아궁이에 불쬐려다가

남쪽에서 날아올 따뜻한 봄 그리며

꺼졌던 생명을 강인하게 소생시킨다.

 

겨울아! 너는

원망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의 대상임을 이제야 알았다.

나의 영을 굳건하게 하고

이해와 인내를 훈련하는 스승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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