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풀잎의 행복

시육지 2022. 2. 25. 12:04

동트기 훨씬 전부터

당신이 걸어오는 발소리를

미루나무처럼 기다렸습니다.

 

밤새 휘몰아치듯 휩쓸고 지나간

비바람에 온몸을 떨었던 나의 절규가

당신의 잠결 베갯잇을 마구 흔들었겠지요.

 

이젠 괜찮아요.

다독여 주지 않아도

혼자서 방긋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껏 당신의 발소리를 벗 삼아

꽃을 피우고 풀씨도 이렇게 맺었는걸

이보다 더 큰 행복 어디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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