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시골집 풍경

시육지 2022. 3. 12. 07:16

시골집 풍경

 

들녘 아지랑이

개나리 울타리를 넘어

안마당에 멍석 깔고

도란도란 냉이 다듬는

여인의 옷소매를 간질인다.

 

바깥마당 끝

겨우내 묵은 두엄더미

마차 타고 들로 떠나가

텅 비어버린 두엄터엔

촉촉한 봄비가 접시 물을 만들고

 

수양버들 늘어진

긴 세월 반질반질 디딜방아

춘궁기 시름 달랠 수 있으려나

아낙들 방아확에 곡식 넣고

다리 힘껏 밟아 공이로 내리찧는다.

 

혼자 남은 어린 누이

양지쪽 달래 캐다 말고

텃밭 머리빼기

벌과 입 맞추는 매화의

화사한 봄 향기에 이끌려 얼이 빠진다

 

 

 

'새로운 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수유  (0) 2022.03.22
봄을 기다리는 이유  (0) 2022.03.09
눈사람 인생  (0) 2022.02.28
정수기의 비밀  (0) 2022.02.27
풀잎의 행복  (0) 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