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풍경
들녘 아지랑이
개나리 울타리를 넘어
안마당에 멍석 깔고
도란도란 냉이 다듬는
여인의 옷소매를 간질인다.
바깥마당 끝
겨우내 묵은 두엄더미
마차 타고 들로 떠나가
텅 비어버린 두엄터엔
촉촉한 봄비가 접시 물을 만들고
수양버들 늘어진
긴 세월 반질반질 디딜방아
춘궁기 시름 달랠 수 있으려나
아낙들 방아확에 곡식 넣고
다리 힘껏 밟아 공이로 내리찧는다.
혼자 남은 어린 누이
양지쪽 달래 캐다 말고
텃밭 머리빼기
벌과 입 맞추는 매화의
화사한 봄 향기에 이끌려 얼이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