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화리현리)

세월 / 최병우

시육지 2019. 5. 24. 21:14

세월 / 최병우

 

세월을 지낼수록 키는 줄어들고

흘린 눈물은 속절없이 쌓이는구나.

 

타오르는 양초 두 개를 보니

짧은 것이 더 오랜 세월을 살았구나.

 

나도 손주보다, 아들보다

더 많은 세월 불태운 만큼 짧아졌을 터라.

 

그 세월이 희생이고, 사랑이고

내일을 향한 열정이고, 희망이고, 행복이어라.

 



젊은 시절 이야기다. 주일학교 어느 여교사가 촛불 두 개를 켜놓고 아이들에게 짧고 긴 것 중 어느 것 어른이냐고 물었다. 아이들 모두가 긴 것이라 했다. 그러나 교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긴 초는 아이들이고, 짧은 초가 어른이라했다. 나는 뒤에서 듣다가 맞아! 나는 아직도 꺽다리 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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