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최병우
세월을 지낼수록 키는 줄어들고
흘린 눈물은 속절없이 쌓이는구나.
타오르는 양초 두 개를 보니
짧은 것이 더 오랜 세월을 살았구나.
나도 손주보다, 아들보다
더 많은 세월 불태운 만큼 짧아졌을 터라.
그 세월이 희생이고, 사랑이고
내일을 향한 열정이고, 희망이고, 행복이어라.
젊은 시절 이야기다. 주일학교 어느 여교사가 촛불 두 개를 켜놓고 아이들에게 “짧고 긴 것 중 어느 것 어른이냐”고 물었다. 아이들 모두가 긴 것이라 했다. 그러나 교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긴 초는 아이들이고, 짧은 초가 어른이라” 했다. 나는 뒤에서 듣다가 “맞아! 나는 아직도 꺽다리 초”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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