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함박눈 삼월이 가까운데 하늘에서 천사들이 하얀 나비 옷 빌려 입고 하얀 날갯짓하며 훨훨 내려온다. 아직도 초목은 살을 에는 추위에 떤다. 포근히 이불을 덮어주면서 귓속말로 조금만 참으라 한다. 따뜻하고 반가운 남쪽 나라 소식 가져왔어!. 봄의 소리를 그렇게 전해 주곤 제 몸마저 녹여 생명수를 공급한다. 가장 낮은 곳에 이르러 흐르는 졸졸 겨울 물소리 언 마음 녹여내는 따스함만이 함박눈의 그 마음을 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2.16
연장 후반전 연장 후반전. 축구경기에서 전반전이 끝나면 하프타임을 통해 후반을 대비하듯. 노을빛 내 인생도 그렇게 대비하여 연장 후반을 보석처럼 보내고 싶다. . 나이가 팔십인데? 아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젊은이 정신 줄 놓으면 늙은이고 늙은이 정신 차리면 청춘 되잖는가. 존재감 없다는 말 따위는 꺼내지도 말자, 그리고 기죽지 말자. 나라와 자식 들 위해 한평생 땀 흘리다 약해진 심신 이만큼 살게 된 것 누구 덕인가. 두 어깨 활짝 펴고 당당하게 살자. 이젠 못해본 여행도 하고 못해본 애절한 꿈도 이루어 보자 나약한 맘 굳게 먹고 하늘 높이 열정을 품고 한걸음 씩 나아가자. 제2의 청춘을 향하여 새로운 시작 2022.02.08
눈 오는 날 눈 오는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세상이 온통 은빛이다. 어린 시절엔 손 시린 것도 잊은 채 한 날, 한 시 동갑내기 아이와 어른 모습 눈사람을 대문 밖에 세워 밤새도록 떨게 했고 밟지 말라 해도 막무가내 철부지인가. 검정고무신 뒤꿈치 맞대고 제비 날개 같은 계급장을 안짱걸음 하며 연거푸 만들었다. 세월 지나 이젠 몇 가닥 머리카락도 은빛 마당 눈치고 길 만 내려도. 구슬땀에 허리까지 휘청이는데 효도한다는 자식들 기껏 전화로만 귀에 어물쩍 흘려댄다. 오늘은 특별한 날 어쩌면 천사가 눈을 치우러 올 것 같은 생각에 내 마음 벌써 새가 되어 창문을 넘어 풍선처럼 날아 밤새 소복이 쌓인 마당의 따스한 눈 위를 사뿐히 걷고 있다 새로운 시작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