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화리현리)

은행에서 /최병우

시육지 2018. 3. 16. 06:55




은행에서 / 최병우

 

 

이십여 년 전

은행창구에서

팔십만 원을 송금했다.

입금확인서를 받은 후

차도를 건너 트럭에 올라

윗주머니를 만져보니

돈이 그대로 있다.

 

! 나의 실수였다

아냐, 창구아가씨의 착각이었지

섬뜩한 마음에

급히 달려가 돈을 건네주며

정신 차려야지라 했다.

 

그 때

발개진 소녀의 그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쩌다 은행엘 갈 때면

윗자리에 앉아서 일하는

중년의 그녀가 대견스러워

나도 몰래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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