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없는 사진 / 최병우
긴 세월에 잿빛으로 바랜
아련한 추억의 시간 여행
사진에는 영원한 현재가
누이, 여조카, 육촌 형과 함께
오늘도 여전히 내 가슴에 살아 숨 쉰다.
박박머리에 볼록한 볼,
바지선에 차렷 자세하고
정남 오일장에서 사 입혀준
국방색 양복 허리춤에
늘어진 헝겊 허리띠와 함께
촌스러움이 더하다.
강한 봄볕에 눈부셔
눈 내리깔고 치뜨기를
사진사의 손가락이
동그래질 때까지 반복했다.
순간 나도 몰래 바라본 곳
“웃어라”
손 흔드시며 서 계시던
어머니
이 사진에는 없지만
내 가슴엔 선명하게 살아계신
어머니
일흔다섯 해 내 가슴에서
오늘도 “웃어라” 말씀하시며
나를 바라보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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