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초년))

사진 속에 없는 사진 / 최병우

시육지 2019. 2. 3. 21:31

사진 속에 없는 사진 / 최병우

 

긴 세월에 잿빛으로 바랜

아련한 추억의 시간 여행

사진에는 영원한 현재가

누이, 여조카, 육촌 형과 함께

오늘도 여전히 내 가슴에 살아 숨 쉰다.

 

박박머리에 볼록한 볼,

바지선에 차렷 자세하고

정남 오일장에서 사 입혀준

국방색 양복 허리춤에

늘어진 헝겊 허리띠와 함께

촌스러움이 더하다.

 

강한 봄볕에 눈부셔

눈 내리깔고 치뜨기를

사진사의 손가락이

동그래질 때까지 반복했다.

 

순간 나도 몰래 바라본 곳

웃어라

손 흔드시며 서 계시던

어머니

 

이 사진에는 없지만

내 가슴엔 선명하게 살아계신

어머니

 

일흔다섯 해 내 가슴에서

오늘도 웃어라말씀하시며

나를 바라보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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