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행정리 후)

가을의 기도

시육지 2019. 12. 22. 07:08



가을의 기도 / 최병우

 

향기 머금은 햇살로

계절이 곱게 물든면 나무는

알차게 영근 열매를 푸른 하늘에

차곡차곡 그려 넣는다

 

서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조름한 바람은 포구로

돌아오는 연륜의 돛단배가

전해오는 이야기를 전해 준다

 

어느덧 뉘엇뉘엇 하루 해가

저물면 나무는 늘 그렇게

했듯이 하늘을 향해 기도하며

평화로운 저녁을 맞이한다

 

내일 아침이면 또 다시

바다로 나갈 친구여

나는 늘 한결같이 이 자리에서

네 희망 찬 항해를 위해 기도하련다

 

 

(단상)

서쪽으로 항해하는 돛단배가 지쳐있나 힘들어 보인다. 항구는 먼데 태양은 불같이 뜨겁고 별과 달은 쏟아지듯 낮아졌다. 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준다면 힘차게 물살을 가르련만, 친구여! 가까운 섬에라도 쉬었다 가라고 진작 알려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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