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안마당
땡볕 속에 낮이 가고
어미 소에게 꼴을 주고 나면
아버지의 모깃불 쑥 내음이
여름 저녁 안마당을 맴돈다.
수수깡 울타리 틈새로
자다가 깬 동쪽 샛별이
멍석 깔고 밥상에 둘러앉아
수제비 뜨는 숟가락을 기웃댄다.
안채와 바깥채 사이
여남은 평 추녀 위로
펼쳐지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이
물김치 국물 속에 들어와 반짝인다.
대대로 사시다가
먼저 가신 조, 부모님
자식 잘되라고 뒤란 장독대에서
치성 물 떠놓고 간원하셨던 모습
나이가 더 할수록
그리움은 점점 커가고
마음은 항상 고향 안마당
수수깡 울타리 밑의 분꽃이 그립다.